1. 활주로 점유시간(ROT)의 정의와 측정 방법
활주로 점유시간(ROT)은 항공기가 이착륙을 위해 활주로를 점유하고 있는 시간으로, 공항 활주로 용량과 운영 효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표이다.
출발 시 활주로 점유시간(이륙 ROT)은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에 진입하여 가속을 시작한 순간부터, 항공기가 활주로를 완전히 떠나 더 이상 활주로를 점유하지 않을 때까지의 시간을 의미한다. 즉, 대기 지점(Holding Position)에서 활주로에 진입하여 활주로 끝 지점을 통과하거나 항공기의 바퀴가 들려 활주로를 벗어나는 순간까지의 시간으로 계산한다. 이륙 ROT의 공식 수치는 별도로 공표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나, 일반적으로 착륙 ROT보다 짧은 경향을 보인다.
도착 시 활주로 점유시간(착륙 ROT)은 항공기가 착륙을 위해 활주로 시단(Threshold) 상공을 통과한 순간부터, 활주로 상에서 완전히 멈추거나 활주로를 빠져나가 활주로를 비워줄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착륙 지점 통과, 접지(Touchdown), 감속, 활주로 이탈까지의 시간이 측정된다. 예를 들어, 미국 FAA 기준으로는 도착 항공기가 활주로 문턱을 통과하는 시각부터 활주로를 완전히 벗어나는 시각까지를 ROT로 정의하며, 통상 250회 착륙 자료를 기반으로 평균값을 산출한다.
전 세계적으로 착륙 ROT는 활주로 용량 결정의 중요한 요소로, 평균 50초 이하로 관리하는 것이 하나의 목표 기준이다. ICAO와 EASA는 최종 접근 간격을 최소 2.5NM까지 줄이기 위한 조건으로 "착륙 항공기의 평균 ROT가 50초를 초과하지 않을 것"을 명시하고 있으며, FAA 역시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여 관제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동일 항공기에 대해서도 착륙 ROT가 이륙 ROT보다 길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한 연구 사례에 따르면, 소형 항공기(PC-12 터보프롭)의 이륙 ROT는 평균 54.25초, 착륙 ROT는 평균 66.3초로 측정되어 착륙 시 활주로를 더 오래 점유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2. 국내 주요 공항의 출발/도착별 ROT 평균
국내 주요 공항별 활주로 점유시간 평균은 다음과 같다. 출발 기준 시간은 이륙 ROT, 도착 기준 시간은 착륙 ROT를 의미한다. 인천국제공항은 최근 활주로 개선을 통해 착륙 ROT를 크게 단축하였다. 김포, 제주, 김해공항 등은 주로 중형 항공기 위주의 운항으로 60초 안팎의 ROT를 보인다.
공항 | 출발(이륙) ROT 평균 | 도착(착륙) ROT 평균 | 비고 |
인천(ICN) | 약 50초 (추정) | 약 56초 | 4활주로 운영 후 착륙 ROT 단축 |
김포(GMP) | 약 45~50초 (추정) | 약 60~61초 | 인천보다 ROT 짧음(약 –12초) |
제주(CJU) | 약 50초 내외 (추정) | 약 60초 내외 | 중형기 위주 운항, 김포와 유사 |
김해(PUS) | 약 50초 내외 (추정) | 약 60초 내외 | 중형기 위주 운항, 김포와 유사 |
인천국제공항은 2022년 제4활주로 개통과 함께 고속탈출유도로(RET)를 확충하여 평균 착륙 ROT를 약 72초에서 56초로 20% 이상 단축하였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의 시간당 활주로 처리용량은 약 90회에서 107회로 크게 향상되었다.
김포공항은 활주로 길이가 짧고 소형 및 중형 항공기 운항이 많아 인천공항보다 활주로 점유시간이 짧은 편이다. 평균 약 60초 내외로 파악된다.
제주공항과 김해공항은 주로 B737, A321급 중형기가 운항하며, 활주로 길이가 약 3km 내외로 비슷하다. 이로 인해 두 공항의 ROT도 약 50~60초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제주와 김해의 정확한 ROT 수치는 공식적으로 공개된 자료가 적어 유사 공항 사례를 기준으로 추정하였다.
3. 국외 주요 공항의 ROT 평균 (미국, 유럽, 아시아)
국외 주요 공항들도 활주로 구조와 운영 절차에 따라 다양한 ROT 특성을 보이고 있다. 지역별 대표 공항들의 ROT 평균은 다음과 같다.
3.1 미국 주요 공항 (USA)
미국의 대형 허브공항들은 평균 ROT를 약 50초 이하로 관리하고 있다. FAA 지침에 따르면 각 공항 활주로에서 평균 착륙 ROT가 50초 이내임을 입증한 경우 관제 간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미국 대부분의 공항은 활주로 설계 단계에서부터 고속탈출로를 설치하여 ROT 단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LAX)의 경우, 과거 평균 착륙 ROT가 약 52초로 측정되어 인천공항(당시 73초) 대비 20초 이상 짧은 수준이었다. 현재도 대형 항공기 운항이 많음에도 50초 내외의 ROT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틀랜타(ATL)와 시카고 오헤어(ORD) 같은 미국 내 바쁜 공항들도 평균 착륙 ROT를 50초 미만으로 유지하여 시간당 항공기 처리량을 극대화하고 있다. 출발(이륙) 시 ROT는 착륙보다 다소 짧아 대형 제트기도 대략 40~50초 이내에 이륙을 완료하며, 활주로를 빠르게 비워 다음 이륙 항공기의 간격을 최소화하고 있다. 미국은 관제사가 이륙 간격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3.2 유럽 주요 공항 (Europe)
유럽의 주요 허브공항들도 미국과 비슷한 수준의 ROT를 유지하고 있다. ICAO와 Eurocontrol 지침에 따라 유럽 공항들은 평균 착륙 ROT 50초를 목표로 운영한다.
런던 히드로 공항(LHR)과 파리 샤를드골 공항(CDG)은 다수의 고속탈출유도로를 갖추어 대형 항공기도 50초 안팎에 활주로를 이탈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유럽 전역의 관제 표준은 활주로 제동 성능이 양호하고 장애물이 없는 경우 가능한 한 빨리 활주로를 이탈하도록 절차를 정하고 있다. 그 결과, 유럽 주요 공항들의 평균 착륙 ROT는 약 50초 내외로 유지되고 있다. 다만, 항공기 구성비나 활주로 구성에 따라 공항별로 약간의 편차는 있을 수 있다.
3.3 아시아 주요 공항 (Asia)
아시아 지역의 공항들은 ROT 편차가 다소 큰 편이다. 싱가포르 창이공항과 홍콩 첵랍콕공항은 현대식 활주로 체계를 갖추고 있어 서구권 공항들과 유사하게 50~60초대 ROT를 유지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은 제4활주로 개통 이후 평균 착륙 ROT를 약 56초로 단축하여 아시아에서도 선도적인 효율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인프라 개선이 부족한 일부 공항은 ROT가 높은 편이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의 06/24 활주로는 평균 착륙 ROT가 약 70초에 달하는 것으로 2023년에 보고되었다.
이처럼 아시아 지역은 공항별로 ROT가 50초 내외에서 70초까지 다양하게 분포한다. 그러나 일본, 한국, 싱가포르 등 항공교통 밀집 지역의 공항들은 지속적인 설비 투자와 운영 개선을 통해 선진 공항 수준의 ROT를 달성하고 있다.
4. 정리 및 결론
활주로 점유시간(ROT)은 공항 처리용량과 항공교통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핵심 지표이다. 출발(이륙)과 도착(착륙) 단계 모두에서 활주로 점유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출발기의 ROT는 활주로 진입부터 이륙까지의 시간으로 정의되며, 도착기의 ROT는 착륙부터 활주로 이탈까지의 시간으로 정의된다. 일반적으로 착륙 시 ROT가 이륙 시 ROT보다 더 길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국내 주요 공항 중 인천국제공항은 최신 인프라 도입을 통해 착륙 ROT를 약 56초까지 개선하였다. 김포, 제주, 김해공항 등은 모두 약 1분 내외의 ROT를 기록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 미국과 유럽의 대형 공항들은 평균 50초 이하의 ROT를 유지하며 높은 활주로 용량을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은 공항별 편차가 존재하지만, 싱가포르, 일본, 한국 등 주요 국제공항들은 50~60초대 ROT를 목표로 관리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COVID-19 이후 항공수요가 회복됨에 따라 국내외 공항들은 활주로 점유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용량을 확보하고 지연을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앞으로도 신기술 도입과 운영 절차 개선을 통해 ROT를 줄이려는 노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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